흔히 반자율주행이라 말하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테슬라 오토파일럿(기본 옵션, EAP/FSD 아님)과 현대차(이하 현차)의 HDA(Highway Driving Assistance). 이 기술들에 대해 직접 두 회사의 차량을 운전해본 경험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몇가지 기준을 가지고 테스트 해 봤다.
각 차량의 모델은, 테슬라인 경우 모델3 하이랜드 RWD(중국산) 이고, 현대차는 제네시스 GV80 2.5T 1세대 2022년형이다. GV80인 경우 최근 페이스리프트가 나오면서 핸들 파지 인식방법이 기존 토크(잡고 움직여줘야 인식)에서 정전식(움직이지 않고 그냥 잡기만 해도 인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비교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참고로 테슬라는 아직도 토크인식 방식이다)
또한 테슬라 기본 오토파일럿은 HDA1과 비교하는게 더 정확할수 있다. 자동 차선 변경은 HDA2는 되지만 기본 오토파일럿은 안되기 때문이다. (자동 주차 시스템의 경우 현차는 HDA1부터 지원하고, 테슬라는 EAP부터 지원하는 걸로 되어있어 정확한 옵션 단계를 나눠 비교하기는 애매할 수도 있다)
비교는 자동차전용도로로 했다. 시내주행에서는 당연히 두 차량 모두 사용하면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테슬라 소프트웨어 버전은 24.20.7 이다.
앞차 간격 유지(ACC, Adaptive Cruise Control) - 평소
테슬라가 좀 더 자연스럽다. 그냥 일반적으로 앞차량을 그대로 따라간다고만 했을때 둘 차이는 없지만, 100 속도 제한 구간에서 앞차 속도에 따라 100이하로 달리다가 만약 앞차가 옆차선으로 빠지게 되어 더 이상 내 앞에 차량이 없을때 둘은 다르게 반응한다.
테슬라는 서서히 100 속도까지 올린다. 사람이 하듯이 자연스럽게. 헌데 현차는 급가속을 한다. 거기에 내연차라서 엔진소리가 과도하게 들린다.
앞차 간격 유지 - 지체/정체시
이때는 반대다. 앞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할때 현차는 천천히 움직인다. 그래서 옆차에서 끼어들기를 많이 허용하게 되지만 그래도 이게 낫다.
헌데 테슬라는 급가속 급정거를 한다. 전기차 특성일 수도 있겠으나 속이 울렁거림을 느낄정도로 불편하다.
차선 보조(LKAS, Lane Keeping Assistance System)
테슬라가 더 좋다. 코너링에 강하다. 차선을 꽉 물고 간다고 표현할 수 있다. 현차는 어느정도 코너링이 심하면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도가 현차가 더 높다. 제네시스 카페에서는 간혹 중앙유지가 안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내가 타본 차량에서는 심하게 인식될 정도로 느껴지지 않았다.
현차는 차선보조만 따로 끄고켤수 있어
현차는 차선 보조 옵션만 끄고 켤수가 있어서 좋다. 시내주행인 경우 이 차선 보조만 켜도 핸들 토크에 가하는 힘을 덜 쓸수있고, 사고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테슬라의 경우 오토파일럿(트래픽어웨어 크루즈 + 오토스티어)중에서 오토스티어만 동작할수는 없고 크루즈만 하거나 크루즈+오토스티어만 할 수 있다.
테슬라는 핸들 파지에 대해 더 편안
오토스티어는 현차의 차선보조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가령 보조시스템이 동작중인 상황에서 핸들에 팔을 편한히 올려 뒀다면 현차는 보조가 풀려버린다. 팔로 가하는 압력이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헌데 오토스티어를 시스템이 강하게 잡고 있기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올려둘 수 있다. 이 점에 있어서 파지가 오토스티어가 더 자연스럽다. 물론 정전식으로 바뀐 최근 차량들은 다를 수 있다.
차선 보조 해제시 테슬라가 더 위험
앞에 테슬라가 꽉 물고간다는 표현을 했는데, 풀리게 될 경우에는 반대로 안좋다. 위 파지법의 역효과인데, 테슬라는 팔 무게를 더해도 풀리지 않을만큼 강하게 잡고 있기 때문에, 오토스티어가 풀리가 될 경우 그 팔의 무게로 인해서 핸들이 휙 꺽여지는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현차는 애초에 조금만 돌려도 풀어지기 때문에 평소 살짝 잡게 되고, 풀리더라도 핸들 회전이 적다. 하지만 테슬라는 팔의 무게로 인해 풀림과 동시에 핸들 회전이 발생한다. 그래서 동승자까지 깜짝 놀라게 된다. 강변북로에서 공사로 인해 구불구불한 구간이 있었는데, 현차는 아예 거기서 차선보조가 안됐겠지만, 테슬라는 악착같이 잘 물고가다가 결국에는 풀어지면서 핸들이 꺾여 놀란 경험이 있다.
다만 한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해제시 테슬라는 알람소리를 명확히 주는 반면 현차는 알람이 없다. 그래서 사람이 개입해야할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둘다 언제 풀릴지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운전을 해서인지 현차 방식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테슬라 카페에서 현차 경험이 있는 분들이 가장 안좋게 보는 부분이긴하다.
+ 테슬라 24.32.7 버전부터는 파지인식 방법이 다소 바뀌었다. 카메라로 인식하는 방법이 추가되서 핸들파지를 토크가 걸릴정도로 안해도 되고, 심지어 잡는척?만 해도 잡은걸로 인식한다. 그래서 훨씬 편해졌다. 다만 카메라 인식이라 그런지 낮에만 잘되고 밤이나 터널에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파지를 제대로 해야 된다.
주변 차량 인식
인식 차량수는 테슬라가 압도적
이 두 차량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HDA2 옵션이 들어간 현차인 경우 차량인식이 센서정도로만 되기 때문에 5~6대 정도 밖에 안되고, 옆 차로에서 차량이 거의 다 들어왔을때나 인지를 하게 된다. 거리를 조절하기 위한 차량을 1개만 잡는데, 옆 차로에서 거의 다 들어왔을때에 인식할 차량이 기존 앞 차와 바꿈이 일어난다. 보통 들어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사람은 속도를 늦추게 되는데 현차는 다 들어온다음에야 인식하기 때문에 사람이 개입해 먼저 브레이크를 밟게된다. 개입을 하지 않았을때 사고여부를 테스트해보지 못했지만(당연한 얘기다), 사람이 개입해야한다는 불안감이 생긴다는 점에서 제대로 인식을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현차는 옆 진입차가 속도내고 들어오면 같이 속도를 높여
지체/정체 구간이 아닌 이상 보통 옆차로에서 속도를 내면서 들어오게 되는데, 이 때는 개입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지만 현차는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속도를 내서 들어오는 옆차에 맞춰서 속도를 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옆차가 들어오면, 다시 간격을 벌리기 위해서 현재 속도를 유지하거나 조금 줄이게 된다(최소한 속도를 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헌데 현차는 들어오는 차 속도에 맞춰서 같이 속도를 내기 때문에 깜짝 놀라게 된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상식적으로 이상한 동작이다.
테슬라는 실제 사람이 하는 것처럼 속도를 먼저 줄인다. 옆차가 차선을 살짝 무는 순간부터 속도를 줄인다. 그래서 훨씬 운전하기가 편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간혹 답답하거나 반대로 민감하다(안넘어올거 같은데 줄일 때도 있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방어적인 정상동작이라 생각한다.
앞 차량이 옆 차선으로 빠져나갈때의 반응 타이밍은 둘다 같다. 완전히 빠져나가고 나서 가속을 한다. 다만 앞서 말한대로 테슬라는 천천히 자연스럽게 가속하고 현차는 급가속을 한다. (이건 내가 설정한 모드가 표준이 아닌 컴포트라고 그럴 수도 있다)
현차는 차선변경이 별로 없는 편안한 고속도로까지만 커버. 테슬라는 차선 변경이 잦은 올림픽이나 강변북로에서도 좀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공사구간에서는 둘다 사용하면 안된다)
과속카메라 인식
테슬라가 절대 따라올수 없는 현차의 압도적인 장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네비게이션이 국내에 최적화된 현차는 과속카메라 정보가 정확하며, 제한속도가 변하면 자동으로 설정을 변경한다. 그리고 만약 100 제한 구간에서 110으로 맞춰 달리더라도 카메라 단속지점이 오면 자연스럽게 100으로 맞췄다가 단속지점을 지나면 110으로 올린다. 테슬라는 카메라 인식없이 단순히 제한 속도만 가지고 알람을 울릴 뿐이고 자동 제한속도 변경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매번 제한 속도를 넘기기만 해도 알람이 울리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 현차는 카메라 단속구간에서만 알람이 발생한다).
(참고로, 디스플레이에서 속도제한 아이콘을 터치하면 해당 속도로 max값이 변경된다)
오인식으로 인한 급정거
카메라로만 인식해서 그런지 테슬라는 1~2번 있었다. 하지만 대응을 못할 정도가 아니었고, 급정거도 아니었다. 그냥 회생제동만 걸리는 정도였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고 판단해서 급정거나 회피조향이 발생하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테슬라 카페에서는 간혹 특정 도로구간에서 급정거를 해서 식겁했다는 얘기가 있다.
테슬라는 인식을 많이해서 인지 옆차선에서 정차되어 있는 차가 있어도 속도를 줄인다. 가령 인천대교에서 오토파일럿으로 주행중일 때 1차선이 공사중이었고, 공사 차량이 서 있었다. 100km 속도가 갑자기 80km대로 줄어들어든 뒤에 다시 속도를 원래대로 높였다. 하지만 뒤에 바로 붙은 차가 있었으면 좀 위험했을거 같았다.
센서를 사용하는 현차는 3년 가까이 타보면서 그런 경우가 없었다. 테슬라가 기술력이 아무리 좋다고 센서를 전부 없애는게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있긴하다.
이렇게 두 회사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비교해 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나름 객관적인 비교를 하려고 노력했다.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한가지 중요한 점을 언급하자면, 앞으로 반자율주행 기능이 점점 좋아질텐데,
"테슬라는 계속 기능을 업데이트 해주지만, 현차는 다음 세대의 차량을 구입해야 한다는 점" 이다.
+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계속하려면 언젠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도 어느정도까지만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줄뿐 오래된 기기에 대한 지원은 언젠가 종료되는 것처럼 테슬라도 그럴 수 있다. 실제로 현재는 감독형 FSD(~v12)를 비감독형 FSD(v13)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HW3로는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테슬라 측에서는 그게 안될 경우 HW3를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공식 언급(by 일론 머스크)하긴 했지만, 실제 그 상황이 와봐야 알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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